[시] 봄의 화가
이른 봄부터 팔레트 들고나와 여기저기 꽃망울을 그려대더니 비 개인 날 아침, 세상은 온통 꽃천지 사람들은 꽃처럼 입 벌리고 꽃구경이 한창인데 혼자서만 고개를 갸웃갸웃 끝도 없이 풍경을 고치는구나 그러다 그 많던 꽃 다 화르르 화르르 날려버리곤 앞으로는 잎들만 그리겠다며 사방에 초록 물감을 풀어놓지만 내년 봄이면 또다시 온 세상을 꽃으로 채우고야 말 너 거봐, 넌 꽃을 제일 잘 그린다니까 박지현 / 시인시 초록 물감 여기저기 꽃망울